M&A와 실사에서 브랜드 자산이 어떻게 다뤄지는지 정리했습니다.How brand assets are actually treated in M&A and due diligence.

브랜드를 잘 만들면 회사가 비싸게 팔린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인수자가 확인하는 것은 브랜드의 완성도가 아니라, 그 브랜드를 온전히 가져갈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실사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인수 후보가 자산 목록을 요청합니다. 로고 파일은 있는데 저작재산권 양도 계약서가 없습니다. 서비스명은 사용하고 있는데 그 이름의 상표가 대표이사 개인 명의로 남아 있습니다. 전용 서체를 만들어 브랜드의 얼굴로 쓰고 있는데, 폰트 파일의 권리가 어디에 있는지 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도 거래는 성사됩니다. 다만 확인되지 않은 권리 관계는 협상에서 다뤄야 할 항목으로 남습니다. 진술 및 보장 조항의 범위, 대금 지급 구조, 일정 같은 조건이 조정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반영될지는 거래마다 다릅니다.1
브랜드 자산 구축은 조형적인 시각 언어나 브랜드 비전을 다듬는 일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사 단계에서 질문이 나왔을 때 증명할 수 있는 계약서와 업무 진행 기록까지 함께 남겨야 합니다.
국내 자본시장은 브랜드를 이미 무형자산으로 다룹니다
상장을 준비하면 증권신고서 「사업의 내용」을 씁니다. 여기 ‘10. 기타 투자의사결정에 필요한 사항’ 아래에 ‘가. 상표관리 정책 및 고객관리 정책’, ‘나. 지적재산권 현황’ 항목이 나란히 있습니다.2 상표 관리는 특허와 별도 항목입니다. 정리된 내용이 없으면 “해당사항이 없습니다”로 기재하게 됩니다. 지적재산권을 적절히 보호하지 못할 경우 사업과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장은 투자위험 항목에 남습니다.3
IPO나 M&A를 진행할 때 실사에서 두 가지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첫째, 상표권과 저작권의 권리 귀속 관계가 유효한가. 둘째,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가.4
창업 초기에 개인 명의로 출원한 상표가 여기서 걸립니다. 편의상 대표 이름으로 등록해두고 몇 년을 사용합니다. 실사에 들어가면 IP 항목이 아니라 특수관계인 거래 항목으로 넘어갑니다. 회사가 개인에게 사용료를 지급했다면 거래 조건의 합리성까지 소명 대상이 됩니다. 명의를 이전하는 절차 자체도 거래로 기록됩니다.
상장하고 나면 규제가 따라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에 상표권을 무형자산으로, 사용료 수수를 무형자산 거래로 명확히 규정하고 매년 공시하도록 했습니다.5 배경에 있던 숫자가 꽤 큽니다. 2016년 기준으로 20개 대기업집단 소속 20개 회사가 277개 계열회사로부터 받은 상표권 사용료가 연 9,314억 원. 그중 186개사, 67.1%는 수취액조차 공시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 규제는 지금도 작동합니다. 2026년 7월 공정위는 CJ그룹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를 상대로 상표권 사용료 산정 적정성 현장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한화그룹에도 같은 조사가 있었습니다.6
계열사나 자회사를 두고 있는 회사의 창업자라면 대기업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브랜드를 누가 소유하고 누가 얼마에 사용하는지가 공시 항목에 포함됩니다.
디자인이 곧 출원 대상입니다
상표 출원서에는 엠블럼, 배지, 로고 같은 표장 이미지가 들어갑니다. 그 이미지가 리브랜딩의 산출물입니다. 워드마크를 새로 그렸다면 그 워드마크가 출원 대상이고, 심볼을 만들었다면 심볼이 출원 대상입니다. 디자인 작업과 권리화 작업이 맞물려 있는 구조입니다.
디자인 단계의 결정이 권리의 범위와 이어집니다. 문자만으로 출원할지, 도형을 함께 넣을지, 둘을 결합할지에 따라 보호 범위가 달라집니다. 문자상표는 이름 자체를 넓게 커버하지만 특정 형태의 로고까지 다루지는 않습니다. 도형상표는 그 반대입니다. 리브랜딩 초기에 이 판단을 함께 하면 나중에 다시 출원할 일이 줄어듭니다.
지정상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표는 상품과 서비스 분류별로 등록됩니다. 지금 매출이 나는 곳뿐 아니라 앞으로 확장할 영역까지 예상해야 합니다. 상표 출원은 브랜드 아키텍처를 정리하는 작업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회사 브랜드와 제품 브랜드가 어디까지 뻗을 것인지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상표를 등록했다고 해서 그 로고에 관한 권리를 모두 확보한 것은 아닙니다. 상표권과 저작권은 서로 다른 법에서 나오는 권리입니다. 저작권법은 저작자에게 저작재산권이 귀속된다고 정하고, 저작재산권의 양도는 별도의 합의에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7 예를 들어 듀당스에서 제작한 로고를 회사 명의로 출원해 등록받았더라도, 양도 합의가 없으면 도안의 저작재산권은 제작자에게 남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금 완납 여부와는 별개입니다.
서체는 법이 세 갈래로 갈립니다. 대법원은 한글 서체도안 자체는 실용적 기능이 주된 목적이라 저작물이 아니라고 봤습니다.8 반면 폰트 파일은 컴퓨터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9 여기에 2004년 디자인보호법 개정으로 글자체가 디자인의 범위에 들어오면서, 글자꼴 자체를 디자인등록으로 보호받는 길이 열렸습니다.10 정리하면 글꼴은 디자인권, 파일은 프로그램저작권으로 다뤄지고, 도안 자체는 원칙적으로 저작권 보호 범위 밖에 놓입니다. 전용 서체를 개발하는 회사라면 계약서에 ‘서체 도안’이 아니라 ‘폰트 파일’의 권리 귀속을 적어두고, 디자인등록을 함께 검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패키지 구성, 매장 배치, 앱 화면의 배열처럼 등록이 어려운 자산도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의 보충적 일반조항이 여기에 걸립니다. 대법원은 성과가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판단할 때,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11
‘내용과 정도’를 함께 본다는 대목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세금계산서 한 장에는 총액만 남습니다. 정도는 보이지만 내용은 보이지 않습니다. 산출물별로 항목이 나뉜 견적서와 계약서, 그리고 실제 산출물이 함께 있어야 무엇에 얼마를 투입했는지가 드러납니다. 회계장부에서 판관비로 처리된 지출이 분쟁에서는 자료로 돌아오는 셈입니다. 물론 자료가 갖춰졌다고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성과의 명성과 경제적 가치, 고객흡인력까지 함께 평가되고, 상대방의 사용 방법이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반하는지도 별도로 판단됩니다.12
두 회사가 합병될 때 생기는 질문
인수자는 기업의 매출만 보지 않습니다. 고객이 그 브랜드를 알아본다는 사실에도 값을 매깁니다. 그런데 그 인지를 떠받치는 권리가 흩어져 있다면 인수자는 가격에 리스크를 반영합니다. 필요할 때마다 다른 프리랜서를 통해 브랜드 자산을 만들어 왔다면 협상에서 그만큼이 리스크로 남습니다. 반대로 상표와 저작권, 서체 라이선스가 한 주체로 묶여 있고 자산 목록으로 문서화되어 있다면 가치 산정에 도움이 됩니다.
회계상 내부에서 창출한 브랜드는 무형자산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13 스스로 키운 브랜드는 장부에 남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사업결합으로 취득한 무형자산은 다르게 다뤄집니다. 취득자는 식별가능한 무형자산을 영업권과 분리해 인식합니다.14 개별 거래에서 브랜드가 그 항목에 들어가는지는 거래 구조와 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지므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같은 브랜드를 두고 파는 쪽 장부와 사는 쪽 장부의 취급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이, M&A에서 브랜드 자산을 먼저 정리해두는 이유가 됩니다.
케이스 스터디
2018년 로레알이 스타일난다 지분 100%를 6,0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월 매출 1,000만 원으로 시작한 동대문 온라인 쇼핑몰이 13년 만에 연매출 1,600억 원이 됐고, 화장품 브랜드 3CE가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15 연매출의 약 3.75배입니다.
숫자만 보면 설명이 잘 되지 않습니다. 대규모 유통망이나 생산 설비를 사들인 거래가 아니었습니다. 공개된 보도를 종합하면 이 거래의 중심에는 3CE라는 이름과 그 이름에 쌓인 고객 인지가 있었습니다. 색조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인수자가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해 회사를 인수한 구조로 읽힙니다.
그렇다면 브랜드 자산의 상태는 협상 카드라기보다 거래 대상에 가깝습니다. 상표가 어느 나라에 등록되어 있는지, 제품 패키지의 디자인권이 있는지, 브랜드 이름을 창업자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지. 브랜드를 목적으로 접근한 인수자라면 확인할 수밖에 없는 항목입니다. 인수 이후 로레알은 2020년 유상감자로 약 1,300억 원을 회수했습니다. 같은 해 스타일난다의 매출은 2,5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줄었습니다.16 매각 시점의 프리미엄이 인수 후에도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창업자가 인수·합병 단계에서 기억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브랜드는 매각 가격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값이 온전히 매겨지려면 브랜드가 정리된 상태여야 합니다.
디자인 산출물과 함께 남는 문서들
듀당스의 프로젝트 결과물은 증거로 남습니다. 항목이 나뉜 견적서와 계약서, 무엇을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적힌 가이드라인, 상표 출원에 그대로 쓸 수 있는 표장 원본 파일, 저작재산권 귀속이 명시된 계약, 전용 서체를 개발했다면 폰트 파일의 권리 범위까지 계약서에 담깁니다. 실사에서 필요한 것은 완성도 높은 로고와 함께, 그 로고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됐고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설명하는 문서입니다.
브랜드 작업이 기업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리는지 수치로 증명한 국내 데이터는 없습니다. 브랜드 디자인을 바꾼다고 해서 심사 결과나 거래 조건에서 무조건 우위를 점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17 그 대신 확실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실사 테이블에서 질문이 나왔을 때 꺼낼 문서가 있느냐 없느냐, 그것은 지금 정할 수 있습니다.
듀당스는 브랜딩을 하나의 팀에서 설계합니다. 브랜드 자산의 지적재산권을 가진 주체가 흩어지지 않고, 퇴사한 직원과 권리를 다시 다툴 일도 남지 않습니다. 다음 라운드 투자나 상장, 매각을 앞두고 브랜드를 정리해야 한다면 듀당스에 문의해주세요.
글 듀당스(Duedance) · 편집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