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젝트 제안서(RFP, Request for Proposal)에는 프로젝트 기간이 적혀 있습니다. 3개월이나 4개월처럼 총 기간을 쓰고 킥오프 희망일을 덧붙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협업이 시작되면 그 기간에 끝나는 프로젝트는 많지 않습니다.
지연의 원인이 제작에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시안은 예정대로 나왔는데 검토 회의가 잡히지 않아 2주가 지나갑니다. 검토 의견이 왔는데 두 임원의 의견이 달라 다시 조율에 들어갑니다. 최종 결정이 대표 확인을 거쳐야 하는데 그 주에 해외 출장이 있습니다.
최종 결정권자입니다. 시안을 최종 승인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름과 직책으로 적으십시오. 실무 담당자가 검토하고 임원이 확인하는 구조인지, 대표가 직접 보는 구조인지에 따라 프로젝트 설계가 달라집니다.
결정권자가 여럿이면 그 사실도 적어야 합니다. 의견이 갈릴 때 누구의 판단이 우선하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조율에 들어가는 시간이 일정의 절반을 잡아먹습니다.
검토 주기입니다. 시안을 받고 회신하는 데 며칠이 걸리는지 적으십시오. 3일 안에 회신 가능한 조직과 2주가 필요한 조직은 같은 기간에 같은 횟수의 라운드를 돌 수 없습니다.
정기 회의에서만 결정이 나는 구조라면 그 회의가 언제 열리는지도 적으십시오. 월 1회 임원 회의에서만 승인이 나는 회사에 3개월 프로젝트를 설계하면 검토 라운드가 세 번뿐입니다.
내부 참여 인력입니다. 인터뷰에 응할 사람이 있는지, 자료를 찾아줄 사람이 있는지, 프로젝트를 챙길 담당자가 정해졌는지입니다. 디자인 담당자가 아니어도 됩니다. 다만 연락이 닿고 결정을 전달할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 합니다.
프로젝트에는 움직일 수 있는 일정과 없는 일정이 섞여 있습니다. 뒤의 것을 미리 밝히면 스튜디오가 그 지점을 기준으로 역산해 설계합니다.
전시나 박람회 참가일, 투자 유치 발표일, 신제품 출시일, 창립기념일, 채용 시즌이 그런 항목입니다. 그리고 예산 집행 기한도 여기 들어갑니다. 회계연도 안에 집행해야 하는 금액이 있으면 그 날짜가 실질적인 마감입니다.
이런 날짜가 있으면 우선순위도 달라집니다. 전시가 두 달 뒤라면 부스에 쓸 자산을 먼저 만들고 나머지를 뒤로 미루는 설계가 가능합니다. 날짜를 밝히지 않으면 순서를 조정할 기회가 사라집니다.
총 기간 하나만 적기보다 단계별로 나누면 서로의 기대가 맞춰집니다.
진단과 전략 단계, 아이덴티티 개발 단계, 시스템과 적용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 걸릴 기간과 검토 횟수를 적습니다. 그러면 어느 단계에서 회사의 리소스가 필요한지 보입니다. 듀당스는 이 타임라인을 세 가지 순서로 나누어서 구성합니다. 이때 내부 공유와 같은 이벤트 리소스도 제안합니다.
보통 인터널 인터뷰는 첫 단계에 몰려 있고, BX 디자인과 변경되는 슬로건 같은 검토 부담은 두 번째 단계에서 가장 큽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확인할 결과물은 많아지고 결정할 것은 줄어듭니다. 단계별 부담을 알고 시작하면 내부 일정을 미리 비워둘 수 있습니다.
아래 항목은 일정이 밀릴 조건이 갖춰졌을 때 나타나는 상태입니다. 세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내부 일정부터 확인할 시점입니다.
듀당스는 제안 단계에서 검토 주기와 결정 구조를 먼저 확인합니다. 만드는 기간보다 결정하는 기간이 일정을 더 크게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 일정을 잡는 단계에 계시다면 RFP를 보내주세요.
글 듀당스(Duedance) · 편집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