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매니저가 있는 경우When judgment lives in one person and nowhere else.

Q. 브랜드 매니저 한 명이 브랜드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방향을 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어려운 쪽은 실행입니다. 웹은 A사, 인쇄물은 B사, 영상은 C사에 나눠 맡기고 있는데 각각은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오지만 모아 놓으면 같은 회사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담당자는 업체가 바뀔 때마다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부터 다시 설명하고 있고 하루 업무의 대부분이 브리핑과 결과물 검수에 들어갑니다. 최근 경영진에게 왜 매번 결과가 다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브랜딩 전문 에이전시를 써야할까요?
A. 판단은 이미 있습니다. 부족한 것은 그 판단을 표현할 형식입니다. 담당자 한 사람이 말로 전달하면 각 외주사마다 이해도가 다릅니다. 초록색이라고 하면 여러 컬러값 중 무엇인지 외주사에서는 알지 못합니다. 미묘하게 다른 초록색을 사용합니다. 브랜드 매니저는 브랜드의 일관성, 인지도와 확산을 관리하고 그 일을 직접 수행하는 것은 전문 스튜디오입니다.
외주를 나눠 맡기는 구조
외주를 나눠 맡기는 구조에서는 대체로 같은 장면이 반복됩니다. 새 업체와 첫 미팅을 잡으면 회사 소개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우리가 어떤 회사이고 어떤 톤을 쓰며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를 말로 설명합니다. 지난번 업체에 했던 설명과 거의 같은 내용입니다.
시안이 오면 설명했던 것과 다른 부분이 보입니다. 컬러 값이 미묘하게 다르거나 로고 여백이 좁거나 문장의 온도가 어긋나 있습니다. 수정 요청을 보내고 다시 받는 라운드가 몇 차례 돌아갑니다. 그 라운드가 업체마다 따로 발생합니다.
그러다 보면 담당자의 시간이 어디에 쓰였는지가 분명해집니다. 브리핑과 검수에 대부분이 들어가고 브랜드 전략을 들여다볼 시간은 남지 않습니다. 담당자가 휴가를 가거나 다른 프로젝트에 붙으면 진행이 멈춥니다.
기준이 사람 안에만 있을 때
이 상태를 담당자 개인의 문제로 보면 해결이 어긋납니다. 판단은 정확하게 내려지고 있고 방향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 기준이 사람 안에만 있습니다.
기준이 문서에 없으면 전달은 매번 말로 이루어집니다. 말은 옮기는 과정에서 줄어들고 받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됩니다. 결과가 갈리는 이유는 외주 업체의 실력에 있지 않습니다. 업체가 매번 다른 밀도의 재료를 받고 있습니다.
담당자는 회사에서 유일한 저장소가 된 상태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사람을 더 뽑아도 저장소가 하나 더 생길 뿐입니다. 새로 온 사람도 자기 판단을 자기 안에 쌓게 됩니다.
국내 디자인 외주 활용 현황
2021년 기준 국내 조사에서 디자인을 활용하는 사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외주 용역을 함께 발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내부 인력과 외부 파트너를 함께 쓰는 구조가 표준에 가깝습니다.
외주를 어떻게 쓰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넘길 기준이 문서로 있으면 업체가 바뀌어도 결과의 폭이 좁아집니다. 기준 없이 넘기면 업체 수만큼 해석이 늘어납니다.
브랜드 매니저와의 역할 분담
브랜드 매니저가 있지만 여러 외주사 혹은 여러 내부 팀과 협업하는 상황의 회사와 협업할 때 예상되는 진행 방식입니다. 실제 과업 범위는 회사의 상태와 목표에 따라 달라지며 미팅에서 함께 결정합니다.
인터널 인터뷰 과정에서 브랜드 매니저는 기존의 브랜드 운영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카운터파트입니다. 듀당스는 브랜딩 전략을 브랜드 매니저와 함께 만들어 갑니다. 외부에서 진단한 내용, 인터널 인터뷰 결과를 통해 브랜드 매니저가 자주 전사 공유를 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리브랜딩 과정에 전사 구성원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매니저가 리드하도록 돕습니다.
그 후, 듀당스는 외부의 관점에서 브랜드를 점검하고 시각 체계로 구성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그 과정에 왜 브랜드 컬러를 이 색으로 골랐고 무엇을 피하기로 했는지를 함께 정리하면서 과정과 판단의 근거가 그대로 남습니다.
지금까지 외주에 보낸 브리프와 받은 결과물을 모아주시면 됩니다. 잘된 건과 어긋난 건을 함께 보는 편이 진단에 유리합니다. 어떤 설명이 반복해서 전달되지 않았는지 결과물 안에서 드러납니다.
먼저 아이덴티티를 정비합니다. 로고 사용 규정과 최소 여백, 배경별 대체 컬러, 타이포그래피 규칙처럼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는 부분을 값으로 고정합니다.
그다음이 문서화입니다. 브랜드 가이드라인과 함께 실무자가 실제로 여는 파일을 만듭니다. 발표 템플릿과 문서 양식, 웹과 인쇄 적용물, 개발 조직에 넘길 사양서가 여기 해당합니다. 외주 업체에 그대로 첨부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적용물 제작도 함께 맡을 수 있습니다. 여러 곳에 나뉘어 있던 제작을 한곳으로 모으면 담당자가 같은 설명을 반복하는 횟수가 줄어듭니다.
퍼포먼스 광고 소재와 콘텐츠 디자인은 과업 범위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브랜드 시스템이 정해진 뒤 사내 인력이나 별도 파트너가 이어받는 영역입니다.
브리핑과 검수 시간
새 업체에 일을 맡길 때 문서를 보내면 됩니다. 설명을 되풀이하지 않아도 됩니다. 브리핑 시간이 줄고 첫 시안의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수정 라운드가 줄어드는 만큼 일정도 짧아집니다. 담당자의 시간이 검수에서 전략으로 옮겨갑니다. 매번 같은 설명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면 그 시간에 다음 단계를 볼 수 있습니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도 진행이 멈추지 않습니다. 판단 기준이 문서에 있으니 다른 사람이 같은 기준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에게 결과가 왜 일정해졌는지 설명하기도 쉬워집니다.
팀을 더 꾸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시 제작 물량이 많거나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이때도 순서는 같습니다. 문서가 먼저 있으면 새로 합류한 사람이 첫 주부터 기존 파일로 일하고, 없으면 각자 기준을 새로 만듭니다.
지금 확인할 신호
아래 항목은 기준이 사람 안에만 있을 때 나타나는 상태입니다.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문서로 옮길 시점입니다.
판단은 안에서, 재현은 문서로
듀당스는 브랜드 담당자가 있는 회사와 협업할 때 그 사람의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판단은 안에서 나오고, 듀당스는 그 판단이 밖에서도 같은 결과로 재현되도록 체계와 파일을 남깁니다. 브랜드의 방향은 정해져 있는데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 듀당스에 문의해주세요.
글 듀당스(Duedance) · 편집 차영우